# CTO로서의 역할에 대한 고찰 - v1: 현재 상황 진단과 첫 번째 질문 > 작성일: 2025-12-10 > 대상: 내부 팀원 > 시리즈: CTO 업무 정립 과정 1/10 ## 시작하며 나는 PlanitAI의 CTO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CTO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큰 회사의 CTO는 기술 전략을 수립하고,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팀을 이끌겠지만, 우리 같은 작은 벤처에서는? 군대에 비유하자면 CTO는 기술 사령관이다. 기술 체계와 무기 체계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작은 벤처에서는 사령관이 직접 총을 들고 뛰어야 할 때도 있다. 문서를 작성하고, 시스템을 정비하고, 코드를 짜는 만능 엔지니어가 되어야 한다. 이 시리즈는 그런 고민의 기록이다. 앞으로 10편에 걸쳐 CTO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체계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정리할 것이다. ## 현재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 회사 현황 - **팀 구성**: 정사원 1명(나), 파트타임 3명, 외부 오프쇼어 2~3명 - **주요 사업**: AI 솔루션, AI 연수, AI 프로덕트 - **핵심 제품**: planit-ai.com (AI 사업계획서 자동 생성 서비스) - **기술 스택**: Next.js, PHP Laravel, FastAPI ### 현실적 문제 보기 좋게 정리하면 위와 같지만, 현실은 이렇다: - **기술 문서가 없다** - 아키텍처 문서도, 운영 가이드도, 온보딩 문서도 - **프로세스가 없다** - 코드 리뷰 규칙도, 배포 절차도, 장애 대응 매뉴얼도 - **관리 체계가 없다** - 기술 부채 추적도, 보안 점검도, 성능 모니터링도 팀원이 "이거 어떻게 배포하나요?"라고 물으면 구두로 설명한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 "이전에 비슷한 거 어떻게 했더라?" 하고 코드를 뒤진다. 장애가 나면 그때그때 대응한다. 이게 지금 우리의 민낯이다. ## 첫 번째 질문: CTO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스타트업 CTO의 역할을 검색하면 이런 답들이 나온다: - 기술 전략 수립 -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 - 팀 빌딩 및 문화 조성 - 기술 부채 관리 - 보안 및 인프라 관리 맞는 말이다. 하지만 추상적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예를 들어보자: - "기술 전략 수립"이라는 건 무슨 문서를 작성하는 건가? -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는 다이어그램 몇 장 그리면 끝인가? - "기술 부채 관리"는 어떤 프로세스로 하는 건가?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시리즈를 쓴다. ## 두 번째 질문: 최소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다. 나 혼자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기준은 이것이다: > "내가 내일 갑자기 사라져도 팀이 계속 돌아갈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다음이 필요하다: 1.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문서** 2.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아는 절차** 3. **새로운 것을 만들 때 어떻게 하는지 아는 가이드** 이것이 최소한이다. 이것도 없으면 나는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이다. ## 세 번째 질문: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 모든 것을 한 번에 할 수는 없다.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우선순위는: 1. **지금 당장 문제가 되는 것** (긴급성) 2. **나중에 큰 문제가 될 것** (중요성) 3. **팀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 (파급력) 예를 들어: - 배포 절차가 없어서 매번 손으로 하고 있다 → 긴급성 높음 - 보안 정책이 없어서 언젠가 사고 날 수 있다 → 중요성 높음 - 코드 리뷰 문화가 없어서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 → 파급력 높음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 무엇부터 할지 보일 것이다. ## 다음 편 예고 v2에서는 **기술 문서화 체계**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 어떤 문서가 필요한가? - 각 문서는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 문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 문서 작성을 어떻게 습관화할 것인가? 문서화는 모든 것의 시작이다. 문서가 없으면 지식은 사람 머릿속에만 있고, 사람이 없으면 지식도 사라진다. ## 마치며 이 글을 쓰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CTO의 역할은 완벽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방향은 있어야 한다. 이 시리즈가 그 방향을 찾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 **글자 수**: 약 2,100자 **다음 편**: v2 - 기술 문서화 체계 설계